『살아 있는 자들을 위한 죽음 수업』리뷰: 죽음이 삶을 단단하게 만드는 순간들

올해의 끝자락에서 뜻밖의 문장이 마음을 오래 붙잡았다.


“인간이 하나의 객체로 성장해 어떤 쓸모를 다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이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겠는가. 그래서 우리가 기대고 희망을 얻을 것은 사람뿐인지도 모르겠다.”


이 문장은 바로 바로『살아 있는 자들을 위한 죽음 수업』프롤로그에 있는 문장이다. 이 책은 “죽음”을 말하지만, 결국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 대한 따뜻한 안내서다.

2025년도 한 달이 채 남지 않았고, 2026년 새해가 오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올 한 해 감사한 이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따뜻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마무리하는 이 시점에서 이호 작가님의 살아 있는 자들을 위한 죽음 수업』책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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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에 얼만큼 슬퍼해야 할까

작가는 여러 임종의 순간을 지켜보고, 죽음은 남은 자들에게 ‘관계’를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고 말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놓치고 살던 것들—관계의 힘, 서로가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이 죽음의 순간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저자가 말하는 “뿌리끼리의 연결과 대화”는 특히 깊게 와닿았다. 보이지 않아 잊고 살았던 연결, 서로의 존재가 만들어낸 삶의 결과물이고, 관계 맺음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화자의 깨달음이 나에게도 큰 울림을 주었다. 

돌이켜 보면 내 주변에는 고마운 사람들이 정말 많다. 내가 이루어낸 모든 단계 하나 하나에는 그저 나 혼자서 다 이루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삶에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해주신 나의 가족, 학업과 진학을 위해 도움주신 많은 선생님들과 교수님들, 학교에서 만난 선배, 동기, 후배, 다양한 장소(학원, 모임, 직장 등) 에서 인연을 맺어 지금까지도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모든 사람들. 

정말 내 주변에는 감사한 사람들이 가득하다는 건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내 삶에 감사한 사람들을 생각하며 관계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삶의 마지막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단단한 관계이다.”


관계는 우리가 힘겨운 세상을 살아갈 때 방패처럼 우리를 지켜준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과의 작은 대화, 함께 먹는 식사, 따뜻한 말 한마디가 결국 삶의 본질이 된다.

이 책은 ‘죽음을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 오히려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깊이 들려준다.

추천 책: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 것이 좋다. 

death and life


2. 애도란 슬픔을 충분히 허락하는 일

책에서는 슬픔의 시간을 충분히 겪는 것이 애도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위로의 말보다 그저 곁에 있어주는 일, 

슬픔을 회피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느끼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남는다.


이 부분은 실제 삶에서 가장 어렵지만 가장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누군가 떠났을 때, 혹은 삶의 큰 변화를 겪을 때 슬픔을 밀어내기보다 받아들이는 용기가 필요하다.


3. 삶을 무너뜨리지 않는 힘은 결국 ‘의미’

저자는 “의미를 찾을 때 사람은 생존할 수 있다”라는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문장을 인용하며, 삶의 부조리와 비극 속에서도 사람을 버티게 하는 힘은 결국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이라고 말한다. 

끝없는 우주에서 먼지 같은 존재일지라도, 자기 삶의 의미를 스스로 찾아 나가는 과정 자체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저항이라고 강조한다.

삶에서 의미를 찾는 일은 거창하고 거대한 과업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아주 작은 실천에서도 시작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나 하루의 할 일을 간단하게라도 적어두면, 하루를 스스로 잘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가볍게 목록을 적은 날은 그렇지 않은 날보다 성취감도 높았다.

‘삶의 의미를 찾는다’는 말이 막연하고 어렵게 들릴 수 있지만, 결국 일상 속 작은 목표 설정, 하루를 정리하는 짧은 메모 한 줄 같은 사소한 행동도 충분히 내 삶에 의미를 더해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추천 책: 인생학교: 일

life of school work


4. 결국 우리를 살게 하는 것은 사랑의 힘

저자는 말한다. 행복은 목표가 아니라 수단이며, 삶을 앞으로 이끄는 원동력은 결국 사람에 대한 사랑이라고.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유한하다. 욕심·시기·분노에 쓰기에는 너무 짧다.

그렇다면 우리가 남길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결국 사랑했고, 사랑받았던 순간들뿐이라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된다.


사랑에 관하여 함께 읽어보면 좋은 책: let them theory

love

내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은 ‘내가 중심이 되어 사되, 나를 둘러싼 것들에는 관대할 것’.

사는 동안 내 삶의 주인은 언제나 나 자신이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죽음과 삶을 서로 반대되는 개념으로 생각하지만, 이 책은 말한다.

좋은 삶이 좋은 죽음을 만들고, 두 개념은 결코 분리될 수 없다고.


저자의 말처럼, 좋은 삶을 통해 좋은 죽음을 준비하고, 결국 더 평온한 일상을 만들어가야겠다고 마음먹게 된다.


추천책:  다정한 사람이 이긴다, 마음가는 대로 해라

kind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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